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요즘입니다. 들끓는 온도에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 또한 계속 높아지는데요. 더위에 지친 나머지 작은 자극에도 짜증 섞인 반응이 먼저 나와버리고 맙니다.
오늘은 가을이 시작되는 입추입니다. 그런데 아직 무더위는 계속 이어진다고 하네요.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는 일은 선택 아닌 필수 아닐까요? 8월 2주차 숨과 쉼은 내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명상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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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청문회장을 방불케 하는 회의실의 무거운 분위기가 나를 압도한다. 분명 내가 만든 자료에 내가 써 내려간 문장들인데, 막상 내 입을 통해 나오는 것은 엉뚱한 말이다. ‘앗 틀렸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목소리는 높아지고, 말은 빨라지고, 문장은 점점 꼬여만 간다."
며칠 전 한 명상 그룹원이 황진영 에디터에게 털어놓은 자신의 모습이라고 해요. 평가 회의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마음과 다른 행동을 하게 된 것인데요, 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긴장하면 마음과 달리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는 건 매우 흔한 일이니까요.
우리는 왜 긴장하면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내 속의 ‘관찰 자아’ 가 ‘경험 자아’ 보다 크게 발달해 있기 때문었다고 합니다. '관찰자아'는 자아가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쁨, 슬픔, 행복 등의 감정을 느끼는 ‘경험 자아’를 바라보는 상태입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관찰 자아’가 ‘경험 자아’에 비해 크게 발달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무심코 뱉은 나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는 ‘관찰하는 나’의 눈과 귀가 너무 뛰어나게 발달한 것이 이유라면 이유인데요. 문제는 ‘관찰 자아’가 ‘경험 자아’를 짓눌러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엄하게 자란 사람이라면 이 ‘관찰 자아’가 내면의 목소리가 되어 ‘경험 자아’에게 시종일관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제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실수 후 따라오는 자책,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는 주로 ‘관찰 자아’가 ‘경험 자아’를 비판할 때 생기는 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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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화살을 피하는 방법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
초기 경전 말씀입니다. 첫 번째 화살은 누구나 맞습니다. 붓다도 예수도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붓다라고 생로병사를 피할 수는 없었겠죠. 붓다와 예수가 살던 과거에는 정말 많은 시비와 모욕, 거짓된 왜곡, 그리고 모함이 난무하던 시기였습니다. 예수는 모함으로 인해 정치범 누명을 쓰고 십자가의 수난까지 당했습니다. 이렇듯 첫 번째 화살은 누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으려는 노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미 내게 온 첫 번째 화살을 마음에 담거나 붙잡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석가모니 붓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은 일이 있었답니다. 첫 번째 화살이죠. 만약 붓다가 비난을 퍼붓는 그에게 화를 냈다면 그는 두 번째 화살을 맞는 것입니다. 붓다는 애써 화를 억누르려 하지도 않았고, 그를 경멸하는 마음을 없애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흔들림 없는 무심과 연민심으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왜 나에게 대응하지 않느냐는 시비꾼에게 붓다는 말합니다. “나는 당신이 주는 욕의 진수성찬을 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피할 수 없는 첫 번째 화살이라면 침착하게 받아내면서,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도록 주의 집중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이것이 일상의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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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먹기 명상
온전히 먹는 행위에 집중해본 경험이 있나요. 오직 눈앞의 음식과 그것이 주는 자극에 의식을 쏟아본 경험은요? ‘한 입’이 혀에 닿았을 때, 그리고 마침내 씹었을 때, 오감을 자극하는 그 순간에 완전히 매료된다면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요.
혼밥족이라는 말은 더는 어색한 단어가 아닙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와 더불어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괴롭힌 코로나 19로 인해, 대부분 혼자 밥을 먹거나 배달음식을 먹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이럴 때 대다수가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면서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죠. 식사 시간이 음식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면서 곁들이는 것에 불가하게 된 셈입니다.
‘건강한 한 끼 먹기, 천천히 먹기’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함께 챙기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우리는 이런 슬로건을 자주 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바쁘거나 귀찮아서 몸소 실천하기가 어려웠죠. 당장 건강한 한 끼를 준비하기가 어렵다면, 천천히 먹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천천히 정성을 들여 음식을 먹으면, ‘게눈 감추듯’ 해치우기 바빴던 식사 시간이 ‘온전한 나’를 위한 시간으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아직 감이 안 오신다고요? 그런 당신을 위해 신체와 정신의 웰빙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먹기 명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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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운동과 비슷합니다. 일주일에 두어 번만 해도 온갖 병을 예방하고 평생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죠. 근력이 늘어나고 스트레스는 줄어들어 활력이 차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운동을 시작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명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꾸준히만 한다면 몸과 마음에 변화가 생기지만, 시작하는 것조차 부담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비슷한 점은 또 있습니다. 운동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듯 명상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운동도 자신의 취향과 성향에 맞는 종목을 찾으면 즐겁게 할 수 있듯, 명상도 그러합니다. 개인의 취향과 성정에 맞는 명상 방식을 찾는다면 일상에서 즐겁고 가볍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명상의 종류를 알아보며 나에게 맞는 명상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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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종교를 이해하는 데에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명’은 ‘어두울’ 명(冥) 혹은 ‘눈 감을’ 명(瞑)으로 표기되며, ‘상’은 ‘생각’ 상(想)이라는 글자를 사용해요. 이 개념은 말 그대로 ‘일체의 생각을 어둡게 한다’라는, 다시 말해 모든 사고 활동을 멈추는 것을 뜻합니다.
명상은 현대에 큰 변화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세속화 현상에 맞물려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종교의 명상법이 종교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죠. 심신의 건강 회복을 위해 힌두교의 요가(yoga)가 부각된 사례가 전형적이며, 비불교인이 사찰에서 불교 명상으로 힐링을 도모하는 ‘템플 스테이’(temple stay)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마음 챙김 명상 역시 현대인의 심리 치료 기법이자 환자들의 통증 감소와 건강 회복에도 널리 이용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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