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 걸, 걸스들의 라이프스타일 회귀일까?

• 셀프 케어 번아웃 예방법은? '셀프 케어 번아웃'

아무것도 이루지 않는 삶을 원해요, 소프트 걸의 등장

요즘 틱톡에서는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는 여성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인기라는데요. 그 이름은 '소프트 걸(Soft Girl)'. 소프트 걸은 파스텔 색상, 펄럭이는 나비, 푹신한 구름 등의 이미지를 가진 패션 트렌드를 뜻해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휴식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경력과 성공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아침에 일어나 건강한 식사를 하고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해 저녁 스킨케어까지 자기 관리에 집중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또 훗날 남편을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꿈꾸죠. 휴식과 여유를 추구하기 때문에 여성의 에너지와 생리 주기, 기분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야후 최고경영자였던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나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등 비즈니스 리더를 우상화하며 걸 보스 트렌드는 절정의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도 대표적인 걸 보스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걸보스는 몰락하게 돼요. 힐러리 클린턴은 대선 경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패배했고, 많은 이들이 수년간의 노력에도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Z세대 여성들은 이 모든 것을 목격한 셈입니다. 이전 세대 여성이 성공을 위해 밤샘 근무를 하며 인간관계, 결혼, 우정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을 보았고 그로 인해 번아웃으로 고통받는 모습도 지켜봤죠. 부단히 노력해도 모두 성공할 수 없다는 것 까지도 알게 됐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걸 보스에 대한 싫증을 넘어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주의에 대한 염증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전직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마리화나 악세서리 전문회사를 설립한 에리카 다우디(Erica Dowdy)는 유럽여행을 하던 중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합니다. 최근 틱톡을 통해 “걸 보스가 더 이상 멋지지도 않고 인상적이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촌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여유 VS 성공, 공존할 수는 없나요?

소프트 걸의 인기가 높아지자 일부 사람들은 비판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해요. 샤니아 보파(Shania Bhopa)는 소프트 걸 시대가 해로운 이유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틱톡에 업로드 했는데요. 그는 “우리가 그토록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하던 전통적인 성 규범을 조장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의견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프트 걸 에너지는 온화하고, 목표 지향적인 일을 하지 않는 것과 기쁨을 연관시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왜 불가능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 걸의 라이프 스타일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가부장제와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가진 ‘여성성’을 포용하며 아이를 낳고 가족을 꾸리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주장인데요.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번아웃과 일 중독 문화를 거부하는 것이 왜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나야만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성공과 여유로움은 공존할 수 없는 걸까요?

화장품 기업 유스포리아(Youthforia)의 창립자이자 CEO인 피오나 코 찬(Fiona Co Chan)은 틱톡을 통해 애 인생에서 안티 걸 보스가 된 것은 가장 잘 한일이라고 전했는데요. 워커홀릭으로 일하던 그가 남편을 만나 지구 반대편으로 이주하게 된 사연을 소개하며 ‘경력보다 사랑을 선택’한 것이라며 설명해요.

더 균형잡힌 걸 보스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도 전하는데요. “활력을 주거나 영감을 주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무리하지 않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며 여유로운 휴식과 목표 지향적 삶이 모두 가능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소프트 걸의 라이프 스타일을 지지하는 미아 존스(Mia Jones)도 같은 의견입니다.

지금의 자신을 지지해주는 직장을 찾아 여전히 슬로우 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는 “소프트 걸의 삶이란 쥐잡기 경쟁에서 벗어나 달성할 수 없는 성공에 대한 생각보다는 자신을 우선시하는 것과 같다”며 “느린 삶을 산다는 것이 일을 하지 않거나 성취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가능하다면 자신의 평화, 만족, 성취를 중심으로 삶과 일의 우선순위를 재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하기도 했어요.

틱톡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소프트 걸 트렌드, 어떻게 보셨나요? 누군가는 성에 대한 개념이 퇴보한 것 아니냐며 비판의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 있겠구나 싶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욜로, 갓생 등 MZ사이에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유행했죠. 하지만 트랜드만을 따라다니기 보다 나에게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2019년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직장스트레스와 연관성이 있는, 건강에 해를 미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번아웃 증후군’ 넓은 의미로 ‘번아웃🤯’은 사람이 가진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모두 써 버린 상태에서는 해야 할 일, 혹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동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지죠.

이런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강연의 단골 주제는 재충전. 재충전을 위한 마음챙김 강연에서는 명상이나 산책, 일지 형태의 가벼운 글쓰기(journaling) 등의 ‘셀프 케어’ 실천 과제 목록을 제시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번아웃을 예방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쉽고 빠른 셀프 케어 적용법’이 처방되곤 하는데, 이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해요.

이를 ‘셀프 케어 번아웃’이라고 하는데요. 번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동들을 하다가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소진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 황진영 에디터는 셀프케어 활동을 충실히 이행해 고수의 경지에 이르는 것 보다 활동 직후 스스로 얼마나 만족했는지 돌아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텃밭을 가꾸거나 농사를 지어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잡초’가 얼마나 성가신 존재인지! 뽑아도 뽑아도 계속 올라오는 이놈의 잡초. 생명력은 또 어찌나 좋은지 며칠 신경 안 쓰면 금세 키우는 작물보다 더 훌쩍 자라있죠. 이렇게 잘 자라는 잡초를 보며 혹시 이런 생각해본 적 없으신가요? ‘잡초라는 말은 언제 생겼을까?’

자연스러운삶연구소 대표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용규 작가는 애초에 잡초라는 말은 없었다고 전합니다. 지구에 인간보다 먼저 풀과 나무들이 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살던 때가 있었는데, 그 시절 잡초라는 말은 당연히 없었죠. 인류의 조상이 등장하고 농경 시대를 열기 전까지 잡초라는 말은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즉 잡초라는 말은 농경시대 이후 인간의 사고 체계가 분명해지면서 빚어낸 단어일 뿐이라는 설명이에요.

그러면서 잡초라는 말에 깔린 무의식의 무서움을 전하는데요🤔. 무용하고 해롭고 그래서 배제되어야 할 대상으로 차별하는 태도가 식물 사회만이 아니라 인상사회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별과 혐오, 배재와 같은 의식 깊숙한 곳에는 무엇이 깔려있는 걸까요? 김 작가는 그 이유를 뿌리 깊은 두려움으로 꼽는데요. 여기에는 세계를 수직적 구조로 바라보는 데서 생겨단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