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도 DM으로 해 주세요

을지로의 한 술집. 술과 음악을 즐기는 곳이라는데요. 메뉴판에는 ‘메뉴 주문과 신청곡은 꼭 인스타 DM(다이렉트 메시지)나 카톡 메시지로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일행 간 대화도 카톡으로 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있죠. 이곳에서는 휴대전화도 무음으로 해야 합니다. 서대문구에 있는 한 일식집은 출입문에 대화 금지 규칙에 대한 안내문이 적혀있습니다. 이곳에 들어가면 요리하는 소리와 수저가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만이 들린다는데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심지어 재료가 소진돼 일찍 마감할 정도로 인기가 좋아요.

서대문구의 침묵 카페는 주문과 계산을 제외하고는 어떤 대화도 할 수 없어요. 물론 귓속말도 금지! 이 카페에서는 책을 넘기는 소리나 노트북 키보드 소리 등의 정도만 들린다는데요. 그마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최대한 조용히 한다고. 물론 핸드폰도 무음으로 해야 합니다. 이런 무음 가게들은 최대한 소음을 줄이기 위해 비교적 소음이 적은 수동 그라인더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지나친 고립은 싫어🤐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무음 가게를 찾을까요? 무음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에 따르면 다양한 연령대가 매장을 찾지만 대부분 20·30대이고 혼자 오는 손님이 80% 정도라고. 대부분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독서, 노트북 작업을 한다네요. 술집 역시도 마찬가지. 조용히 혼술을 즐기기 위해 방문한다는 리뷰가 많아요. 일행과 같이 가도 술과 음악에 집중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네요.

무음 가게에 대한 의견은 대부분 긍정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화 금지 가게에 대해 “사람과 같이 있으면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투영된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SNS 사용이 늘어나며 사회적 관계 및 정보 과잉상태가 되었고 이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대화 금지 가게들이 인기를 끌게 된 것으로 봅니다. 즉 고독은 즐기고 싶지만, 지나치게 고립되는 것은 싫다는 의미죠.

고독과 고립, 뭐가 다를까?
대화 금지 가게는 오롯이 혼자 즐기는 휴식의 인기를 실감케 합니다. 즉 고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 앞서 언급했듯 정보 과잉과 SNS의 발달, 인간관계 등 우리의 생활은 항상 시끌벅적합니다. 생활뿐만 아니라 우리의 내면도 마찬가지죠. 작은 자극에도 쉽게 반응하고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에게 고독은 필요한 시간이라고 조언합니다.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충전의 시간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도 매년 두 번의 생각 주간을 갖고 혼자 시간을 보낸다고 하죠. 즉 ⭐고독은 스스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고립은 혼자만의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차단된 것을 뜻합니다😰. 사회와 건강하지 못한 분리를 의미하는데요. 친구와 가족 등 지인들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과도한 고립은 외로움, 우울증과도 연결됩니다. 법정스님은 “독에는 관계가 따르지만 고립에는 관계가 따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대화 금지 가게들은 타인과 나의 고독의 시간을 서로 존중한다는 점에서 인기가 좋은 게 아닐까 싶어요. 일상에서 잠시 로그아웃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DM, 카카오톡 등을 이용한 주문 방식부터 타인과 함께하는 방식 등 새로운 방식의 소통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물론 대화 금지 가게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모바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용 자체가 어려워 진입조차 힘들 수도 있다는 의견이에요. 대화 금지 가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앞서 고독의 필요성에 대해 잠깐 말씀드렸는데요. ‘혼자 있는 시간이 왜 그렇게 중요하지?’라고 생각하신 독자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고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수도 있겠죠.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과 외로움을 혼동하기 때문인데요. 스트레스 관리 코치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테일러 리미는 외로움은 자신의 가치와 행복을 파괴하는 부정적 감정과 연관이 있지만 고독은 나를 보충한다고 전합니다. 이어 고독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메시지를 전하죠.

 

연구에 따르면 고독은 몇 가지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혼자의 시간은 개인 탐색 시간으로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줍니다. 이런 시간은 에너지를 충전해 창의력이 향상되고 유연하게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등의 이점이 있어요. 불안감도 줄일 수 있다고😯. 그런데 막상 혼자 있으면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죠. 오늘은 혼자 시간을 보내는 팁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1. 자 지금부터 나 고독 시작한다!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해서 무작정 잠수를 탄다면 가족이나 지인이 걱정할 수 있습니다. ‘쟤가 왜 저러지? 무슨 일 있나?’라고 생각하며 연락을 계속하거나 재차 물을 수도 있죠. 만약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면 주변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니 조금 있다 연락할게!’라는 말을 해주세요!

2. SNS 잠시 로그아웃 할게요~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 특히 타인과 비교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도 모르게 타인의 소식을 보고 비교하고 생각에 빠지고 우울해질 수 있으니까요. 메시지, 메일 등 알람은 잠시 꺼두는 것도 좋은 팁이 될 수 있어요. 재충전이 필요하다면 핸드폰은 잠시 멀리하는 것도 좋겠죠?

3. 흠 나는 뭘 좋아하지?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 있어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뭘 해야할지 모르는 분들도 있어요. 독서, 음악, 영화감상, 글쓰기, 산책 등 뭐든 좋습니다. 하나 하나 해보다 보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을 거예요. 여기서 포인트는 내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다만 집안일이나 과제처럼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아요. 나와 데이트한다는 마음으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보세요!

특히 평소에는 넘어갔던 🌟사소한 일들에 짜증을 내고,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하거나, 집중력 감소, 압도감 등을 겪고 있다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징후라고 해요. 내가 지쳤다는 신호이니 잠시 모든 짐은 내려놓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