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상처를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첫 번째 챕터는 일상에서의 상처, 그리고 그 상처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상처가 가까운 사람에게서 일상적으로 생겨나고 있음을 들려줍니다. 가족, 연인, 오랜 친구 그리고 직장동료와 같은 가까운 관계는 익숙함이라는 안식을 제공해 주지만 그만큼 상처의 진원지가 되기도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리는 상처를 받는 존재임과 동시에,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자기가 아픔에 빠져있을 때는 상대방의 아픔을 헤아리기 어렵고,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를 잊곤 한다.

-불청객의 자리에서 시작된 치유, 배태랑 작가

다음은 상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 챕터는 상처와 치유에 관한 철학과 심리학, 정신의학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상처를 무엇이라고 이야기했을까? 심리학에서 말하는 ‘마음의 상처’는 무엇인지? 종교인은 상처를 어떻게 다루나? 등 다양한 시선의 글은 무거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상처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의 감정은 대상을 어떻게 보느냐의 결과다. 불안을 느낄 때는 대상을 불안이 느껴지게끔 보고 있는 것이다. 우울이나 절망도 마찬가지다. 상처도 마찬가지다. 일어난 일이 남긴 것을 상처로 보고 있는 것이다. 보는 것이 바뀌면 달라진다.

-상처로 배우고 용서로 치유한다, 전현수 정신의학자

들여다보고 이해했다면 실질적인 기술도 필요하겠죠? 세 번째 챕터는 명상을 비롯해 실제 생활에서 실행할 수 있는 치유의 기술들을 수록했습니다. 특히 이 장에서는 명상은 종교적인 의식이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하는 ‘삶의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해요. 전설적인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고 자각몽을 통해 완전한 자유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페이커 선수의 말을 들어보면 그가 어떠한 방식으로 명상을 활용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본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더 잘 알 수 있다.”는 평가는 아주 표준적인 의미에서의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단을 내려놓고 자신의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만히 관찰하는 것이죠. 이게 경기 집중에 무슨 도움이 될까요? 사실, 꽤나 도움이 됩니다.

-페이커의 명상, 이하늘 에디터

상처에 대한 이해, 실질적 기술도 중요하지만, 어쩔 땐 책 한 권, 영화 한 편이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 챕터 ‘아픔, 예술이 되다’는 상처와 치유를 다룬 대중문화 작품을 소개·분석합니다. 영화 <소울>, <에브리씽 올 앳 원스>같은 영화부터 한강의 소설까지. 이런 작품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지만, 상처가 우리 삶을 돌아보고 의미있게 만들어 준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합니다.

나 자신이나 다른 이의 인간적이고 불완전한 면을 발견하더라도, 너무 몰아세우지 맙시다. 그리고 상대를 향해 내가 주먹을 쥐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 잠시 몸의 긴장을 풀고 공감과 다정함으로 문제를 풀어봅시다.

-영화 속 마음챙김, 강민지 명상 맛집 저자